일 년 전인가? 이 년 전인가?
나는 약국영업사원이었다 영업도 그리 잘하지는 못하였지만
사표를 낼때만 해도 회사만 나오면 성공할 줄 알았다..ㅋ
몇 개월 쉬면서 뭘 할지를 찾아보았고 (사실 이것부터 문제다)
그때 딱 코로나19가 터질 당시여서 이대 서울병원에서 코로나 검사원 아르바이트를
여자친구와 몇 개월간 하게 된다.
코로나19 아르바이트를 하면 앉아서 생각을 할 시간이 꽤 남게 된다. (나는 드라이브 스루 계산 담당이었기 때문에.)
나는 막연히 사업을 하고 싶었고 여자친구도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책없이 우리는 에이블리에 쇼핑몰을 열게 됐고 코로나 알바는 금방 관두게 됐다.
우리는 새벽에 동대문에 자주 가게 됐고 여자 옷시장은 싹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부 사장님들은 괜찮은 사람이 있겠지만 대체로 싸가지가 없고 안 되는 게 많다
처음 오픈할 당시에는 조금 되겠는데? 싶었다.. 근데 코로나는 점점 더 심해져 갔다.
안 그래도 피 튀기는 온라인 쇼핑몰 옷시장 점점 더 어려워져 갔고
쇼핑몰 업체들은 점점 제 살 깎아 먹으면서 마진은 줄이고 가격을 싸게 내놓았다
우리가 서둘러서 쇼핑몰을 준비한 것도 코로나가 금방 끝날 줄 알고 서두른 것이었는데..
몇 개월만 버티면서 꾸준하게 판매 중 쌓아놓으면 코로나가 풀리면 매출이 오르겠지 식으로 버텼다
3개월이 지났다. 소자본으로 시작한 만큼 일 안 하고 버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배달대행 알바를 구하게 된다.
그래도 오토바이는 탈 줄 알고 입출금 자유롭고 시간도 원하는 시간대로 조정이 가능할 테니까
대행 사무소를 처음 가보았을 때는 양아치 소굴인 줄 알았다.
사실 양아치 소굴 맞긴 하다
2층 실내에 담배연기 자욱하고 종이컵에는 꽁초가 수북했다. 안쪽 사무실에는 컴퓨터만 있지
연기와 꽁초는 마찬가지였다.
첫날에는 기대와는 다르게 7시간을 일했지만 7만 원 정도밖에 못 벌었다
7시간 7만 원이면 괜찮게 번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리스비 2만 3천 원 때고 나면 4만 7천 원 남는다.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났고 차 사이로 다니느라 매연 때문에 얼굴은 꺼멓고...
밤 12시에 끝나고 담배 하나 피우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 싫었다.
17시쯤에 오토바이랑 키 받으면서 내가 지부장님께 "콜 원래 이렇게 없나요?"라는 말이 너무 부끄러웠다.
( 여름시즌이였고 이때는 보통 없다가 18시부터 미친듯이 터진다)
어차피 당장 돈 들어올 구멍도 없고 일단은 5만 원씩이라도 모아서 급한 불부터 끄자 식으로 했다
다음날은 9만 원 정도 했고 다다음날은 11만 원 그다음부터는 15만 원
초보도 돈이 진짜 벌렸다.
리스비를 내는 게 아까웠고 오토바이를 구매하게 됐다.
혼다 회사의 슈퍼커브110을 사게 되었다.
사진 속에 오토바이에다 인터넷에서 파는 배달 가방 하나 사서 배달을 했다.
(그때 당시에 너무 일하는 게 부끄러워서 기록으로 남겨놓은 게 저 사진밖에 없다)
나름대로 사무실 월세도 감당할 수 있었고 데이트 비용도 감당할 수 있었고 오토바이 할부값(리스비라도 생각하면 편함)도
감당할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코로나 지나면 돈은 본업으로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겨울이 가까워져 오는데도 코로나는 끝나지가 않았다.
'아 이러다가 이거 올해 끝까지 가는 거 아니야? 겨울까지 타면 빙판길에 머리통 부서지겠네..'
죽을 수는 없기 때문에 급하게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었다.
여기는 내가 전에 해봤던 가게랑은 조금 다르다
직원들이 대부분 나이 때가 있어서 그런지 말이 좀 통하고
무엇보다 밥 하나는 '제대로' 준다
직원들끼리 먹는 건데 이렇게 갖춰서 먹는 건 또 처음 본다.
요리사들이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다 요리를 잘한다.
이날 먹었던 음식은
1. 민찌로제파스타2. 감튀3. 돈까스4. 장어덮밥5. 맥주
알바 점심밥 먹으면서 실실거리면서 먹었던 적은 태어나 처음인 듯하다
정말 충격받았다.
남들도 알바를 하고 있을 당시에 이렇게 먹었을까?
손님상에 나가는 게 아니라서 퀄리티를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먹음직스럽다.
요거는 장어덮밥
아르바이트하면서 장어 먹는 건 또 처음이네...ㅎ
무엇보다 아침부터 손님한테 맥주 드리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텔레파시라도 보낸 것 마냥 마셔도 좋다 해서 기분이 좋았다.
여러 가지 사진을 또 올리고 싶지만
진짜 사장님이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올려봐야겠다.
어려운 시기에 알바 자리는 잘 만난 것 같네...
21년은 좀 돈을 벌 수 있을까? 부자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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